가속도와 감속도로 풀어보는 인류의 속도전
유발 하라리가 "농업혁명은 역사상 가장 큰 사기였다"라고 말한 거, 들어본 적 있어?
수렵채집인보다 더 오래, 더 열심히 일했는데도 오히려 영양실조에 시달렸다는 이야기. 고대 로마의 정치가 카토는 “목축업이 최고의 산업”이라고 했는데, 그 시대 사람들은 과연 지금보다 더 행복했을까?
밀에게 길들여진 인류
유발 하라리는 이렇게 말했어.
“밀 한 알이 인류를 농노로 만들었다.”
1만 년 전, 사피엔스는 야생 밀을 길들이기 시작했지. 그런데 그 결과는? 농부들은 하루 종일 땅을 일구고, 허리를 굽히고, 말라가는 곡식을 지키며 살아야 했어. 반면 수렵채집인은 하루 4시간만 일하면 고기와 열매를 다양하게 섭취할 수 있었고.
결정적인 건 ‘잉여 식량’이었어.
남은 곡식은 왕과 귀족들이 가져갔고, 평민들은 겨우 연명할 만큼만 먹을 수 있었지. 그래서 하라리는 이렇게 말했어.
"우리가 밀을 길들인 게 아니라, 밀에게 길들여졌다."
농업혁명은 마치 가속 페달을 밟은 것처럼, 인류를 새로운 착취 시스템 속으로 몰아넣은 거야.
로마의 목축업과 ‘착취의 가속도’
로마의 카토는 “로마를 건국한 건 목자들이다!”라고 외쳤지.
그의 책 『농업론』을 보면 목축업은 단순한 산업이 아니라 제국 경제의 핵심이었어.
방목지를 확보하고, 가축을 기르고, 고기와 가죽을 전쟁에 썼고, 정복한 영토에서 다시 방목지를 만들고... 이게 반복되면서 로마는 가속의 루프에 들어간 거야.
그런데 이 모든 번영은 엘리트를 위한 것이었어. 노동은 노예의 몫이었고, 동물들도 좁은 우리 안에서 비참하게 살았지. 카토가 말한 번영은 지금 보면, 착취의 고도화였던 셈이야.
문명은 왜 가속하는가?
우리는 왜 시간이 점점 더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질까?
자동차가 빨라질 때는 가속도라는 게 있어. 가속도 공식 기억나? a = Δv / Δt(?)
예를 들어, 차가 5초 만에 시속 20에서 40으로 빨라지면, 이 차는 조금씩 더 빨라지고 있는 거야. 이런 걸 가속도라고 불러.
우리 인류의 역사도 마찬가지야!
옛날엔 농사를 처음 시작하면서 세상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어.
그 다음엔 공장을 만들고 기계를 쓰게 되면서, 변화가 훨씬 더 빨리 일어나게 됐어.
지금은 하루 24시간 동안 계속해서 새로운 것들이 생겨나고 있어.
기술 발전도 마치 달이 지구에 영향을 주는 것처럼 움직이고 있어.
달이 지구의 하루를 아주 조금씩 길게 만드는 것처럼,
기술은 우리 하루를 점점 더 바쁘게, 빠르게 만들고 있지.
스마트폰, 컴퓨터, 로봇 덕분에 우리는 더 편리해졌어.
하지만 가끔은 너무 빨라져서 우리가 기술을 사용하는 건지,
기술이 우리를 끌고 가는 건지 헷갈릴 때도 있어.
감속은 가능할까?
하라리는 말했지.
"우리는 밀에게 길들여졌고, 지금은 알고리즘에게 길들여지고 있다."
디지털 혁명이 시작될 땐 노동 시간이 줄어들 줄 알았어.
그런데 오히려 24시간 연결된 삶 속에서 일과 삶의 경계는 사라졌지.
AI가 일을 대신해주긴 하지만, 대신 우리는 더 빠르게, 더 자주 적응해야만 해.
이건 단순한 기술 혁명이 아니라, 현대판 농업혁명인 셈이야. 편리함이라는 명분 아래 또 다른 착취가 시작된 거니까.
속도를 멈추는 법
가속은 결국 구조야. 농업, 목축, 산업, 디지털까지. 문명은 계속해서 속도를 높이고 있어. 그런데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물리학의 등가속도 운동처럼, 출발 조건이 정해지면 결과도 정해지는 걸까?
그렇지 않다고 믿고 싶어. 조석 가속처럼 방향이 바뀌면, 속도는 감속도 가능하니까.
다음 혁명은, 속도를 자랑하는 게 아니라 삶의 질을 되찾는 혁명이었으면 해. 시간당 생산성이 아니라, 시간당 만족도 같은 걸 측정하는 시대.
공자, 맹자, 그리고 농업 시스템의 ‘속도철학’
공자는 "군자는 농사일을 직접 하지 않는다"라고 했지만, 그건 농업의 중요성을 모른다는 게 아니라 ‘역할의 분리’를 말한 거야.
정치와 노동, 생산과 분배가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고대의 시스템론.
맹자는 더 직접적으로 말했지..
“정전제를 시행하여, 백성들이 농사에만 몰두하지 않게 해야 한다.”
그는 ‘너무 빠른 속도’로 백성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걸 경계했어.
사람은 밭을 가는 손도 필요하지만, 가족과 시간을 보내며 마음을 가꾸는 시간도 필요하다고 봤던 거지.
지금 내 삶은 가속 중일까?? 감속 중일까?
한번 멈춰서, 나를 다시 바라보는 시간도 필요하지 않을까.
농업혁명이 모두에게 축복이 아니었다는 하라리의 통찰은 오늘날 우리가 경험하는 기술 혁명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 같아.
모든 진보가 모두에게 같은 방식으로 혜택을 주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