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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왜 선거 때마다 "부정 선거 주장"는 반복될까?

오늘은 6·3 지방선거 본투표일이다.

그런데 정작 선거 정책이나 지역 발전 공약보다 일부 정치인과 유튜버, 그리고 해외 인사들까지 나서서 "부정선거"를 외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최근 한국을 방문한 Morse Tan(모스 탄)과 Hwang Kyo-ahn(황교안) 등이 사전투표 단계부터 선거 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정말 이들의 주장은 논리와 팩트에 근거하고 있을까?

그리고 더 중요한 질문.

왜 이런 현상이 반복되는 걸까?

 

선거 부정 주장은 있었지만, 증명된 적은 있었나?

먼저 가장 중요한 사실부터 보자. 한국에서는 2020년 총선 이후 수많은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됐다.

투표지 분류기, 사전투표, QR코드, 중국 개입설, 서버 조작설, 투표함 바꿔치기설 등 온갖 주장이 등장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법원 판결이나 수사 결과를 통해 전국 단위 선거 결과를 뒤집을 정도의 조직적 부정선거가 확인된 사례는 나오지 않았다. 중앙선관위와 법원은 반복적으로 관련 의혹을 기각하거나 근거 부족으로 판단해 왔다.

실제로 선관위 시스템에서 보안 취약점이 발견된 적은 있다.

하지만 취약점 존재와 실제 선거 결과 조작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2025년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과정에서도 국가정보원 출신 관계자는 보안상 취약점은 확인했지만 선거 조작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즉, "해킹 가능성(?)이 있다"와 "선거가 조작되었다"는 전혀 다른 주장이다.

 

모스 탄은 왜 한국까지 와서 선거를 이야기할까?

최근 모스 탄은 한국을 방문해 황교안, 전광훈, 전한길 등과 만나며 "선거 감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가 주장하는 핵심은 중국 개입설과 한국 선거 조작설이다.

문제는 지금까지 공개된 주장들이 대부분 검증되지 않았거나 이미 반박된 내용이라는 점이다.

오히려 그는 한국에서 명예훼손 관련 수사 대상이 되기도 했고, 경찰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는 보도도 있었다. 그렇다면 질문이 남는다.

왜 이런 이야기는 계속 사람들을 설득할까?

 

부정선거론은 사실 정치가 아니라 심리학에 가깝다

정치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설명해 왔다.

사람은 자신이 믿었던 집단이 크게 패배하면 세 가지 반응을 보인다.

  1. 내가 틀렸다.
  2. 상대가 더 잘했다.
  3. 게임 자체가 조작됐다.

가장 받아들이기 쉬운 건 3번이다. 왜냐하면 자존심을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틀린 것이 아니라. 상대가 조작한 것이라고 믿으면 된다.

미국에서도 비슷했다. 2020년 미국 대선 이후 "Stop the Steal" 운동이 등장했다. 수십 건의 소송이 제기됐지만 대부분 기각됐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부정선거를 믿는다. 왜냐하면 그것이 패배를 설명하는 가장 편한 서사이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는 결과보다 절차를 믿는 제도다

민주주의의 핵심은 "내가 원하는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싫어하는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선거에서 질 수 있다. 정당도 질 수 있다. 후보도 질 수 있다.

하지만 선거 자체를 부정하기 시작하면 민주주의는 유지될 수 없다.

선거를 믿지 못하면, 국회를 믿지 못하고, 법원을 믿지 못하고, 결국 국가 자체를 믿지 못하게 된다.

실제로 최근 일부 부정선거 커뮤니티에서는 선관위 점거, 선거 무효 행동 등을 주장하는 글까지 등장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 단계가 되면 정치적 의견 차이를 넘어 민주주의 시스템 자체에 대한 공격이 된다.

 

왜 보수 진영에서 특히 강하게 나타날까?

냉정하게 말하면 한국 보수 전체의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강성 지지층 정치다. 과거에는 정당이 중심이었다. 지금은 유튜브가 중심이다. 유튜브 알고리즘은 분노를 좋아한다.

"선거에서 졌습니다." 보다 "선거가 도둑맞았습니다."가 훨씬 조회수가 잘 나온다.

결국 일부 정치인들은 현실 정치보다 음모론 시장에서 더 많은 지지와 관심을 얻게 된다.

그 결과 정책 경쟁은 사라지고 음모론 경쟁이 시작된다.

 

결국 민주주의는 불신이 아니라 증거 위에 서야 한다

나는 선거 제도 개선 논의 자체를 반대하지 않는다. 보안 강화도 필요하다. 선관위도 비판받을 수 있다. 감시도 필요하다.

하지만 의혹과 증거는 다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의심은 자유다. 그러나 주장은 증거가 필요하다.

특히 국가 선거를 뒤집을 정도의 주장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오늘 6·3 지방선거는 특정 정당의 승패보다 더 중요한 시험대일 수 있다.

우리가 패배를 인정할 수 있는가.

우리가 절차를 신뢰할 수 있는가.

우리가 증거 없이 음모론을 정치의 중심에 놓지 않을 수 있는가.

민주주의는 내가 이겼을 때만 지키는 제도가 아니다.

내가 졌을 때도 지켜야 민주주의다.

"선거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을 수는 있다. 하지만 증거 없는 부정선거 주장은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갉아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