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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AI가 디자인하는 시대, 진짜 경쟁력은 '손'이 아니라 '기억'이다

요즘 UX/UI 디자이너들 사이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어. 예전에는 피그마를 얼마나 잘 다루는지, 프로토타입을 얼마나 정교하게 만드는지, UI를 얼마나 예쁘게 그리는지가 경쟁력이었어.

그런데 이제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어.

AI에게 "쇼핑몰 메인 페이지 만들어줘"라고 말하면 몇 초 만에 화면이 나온다.

"사용자 플로우 설계해줘" 라고 하면 웬만한 주니어 디자이너 수준 결과물은 순식간에 만든다.

그럼 이제 디자이너는 끝난 걸까?

오히려 반대야.

AI가 평범한 결과물을 너무 쉽게 만들기 때문에 이제는 누가 더 많은 경험과 맥락을 갖고 있느냐가 중요해졌어.

결국 경쟁력은 디자인 툴이 아니라 기억 시스템에서 나온다.

 

이제 디자이너는 '작업자'가 아니라 '지식 관리자'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수년 동안 엄청난 양의 경험을 쌓아왔어.

  • 사용자 인터뷰 결과
  • 사용성 테스트 보고서
  • 실패한 프로젝트 회고
  • 서비스 기획 문서
  • 디자인 시스템
  • 고객 VOC
  • 시장 조사 자료

문제는 이게 대부분 죽어 있다는 거야. 노션에 있고, 구글 드라이브에 있고, 슬랙에 있고, 이메일에 있고, 개인 PC에도 있어.

정작 필요할 때는 찾지 못해. AI도 마찬가지야. AI에게 회사의 UX 노하우를 알려주고 싶어도 자료가 흩어져 있으면 제대로 활용할 수 없어.

 

AI는 폴더를 좋아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자료를 폴더로 정리해.

프로젝트
 ├─ 2024
 ├─ 2025
 └─ 2026

 

인간에게는 익숙한 방식이지. 그런데 AI는 생각보다 폴더를 좋아하지 않아. AI는 관계를 좋아해.

예를 들어 "회원가입 이탈률" 이라는 문서를 읽었을 때 AI는 자연스럽게 UX 리서치, 전환율, 가입 프로세스, 사용자 행동 데이터 같은 연관 정보를 함께 찾으려고 해. 마치 인간 뇌의 신경망처럼 말이야. 그래서 AI 시대에는 폴더보다 연결이 중요해.

 

어텐션(Attention)은 AI의 시선이다

많은 사람들이 AI의 핵심 기술을 물어보면 GPT나 LLM을 떠올리는데 사실 더 중요한 건 어텐션이야.

쉽게 말하면 AI가 무엇을 중요하게 볼지 결정하는 시선이라고 생각하면 돼.

사람도 책을 읽을 때 모든 문장을 똑같이 보지 않아.

중요한 문장에는 형광펜을 긋고, 관련 있는 내용은 연결해서 기억하지.

AI도 똑같아. 질문을 받으면 전체 데이터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게 아니라 "이 질문과 관련 있는 정보가 어디 있지?"를 먼저 찾는다.

그리고 연결된 정보를 따라가며 답을 만든다. 결국 AI가 똑똑해 보이는 이유는 계산 능력이 아니라 중요한 정보를 잘 찾아내는 능력 때문이야.

 

옵시디언이 주목받는 진짜 이유

많은 사람들이 옵시디언을 노트 앱 정도로 생각해. 하지만 AI 시대에 옵시디언의 진짜 가치는 다른 곳에 있어.

바로 연결성. 옵시디언에서는 문서와 문서를 링크로 연결할 수 있어.

예를 들어

사용자 인터뷰
   ↓
회원가입 개선
   ↓
전환율 상승
   ↓
A/B 테스트 결과

 

이런 식으로 경험들이 연결돼. 시간이 지나면 내 경험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그래프로 변해. 그리고 AI는 이 그래프를 엄청 좋아한다.

왜냐면 필요한 정보를 가장 빠르게 찾을 수 있기 때문이야.

 

앞으로의 포트폴리오는 PDF가 아니다

예전에는 포트폴리오를 PDF로 만들었어.

프로젝트 설명하고, 결과 보여주고, 배운 점 적고 끝. 하지만 AI 시대의 포트폴리오는 다를 거야.

"내가 어떤 생각을 했는지"

"어떤 실패를 했는지"

"왜 그런 의사결정을 했는지"

"그 경험이 다음 프로젝트에 어떻게 연결됐는지"

이런 맥락들이 전부 데이터로 남게 돼. 그리고 AI는 그 데이터를 학습해서 나만의 디자인 파트너가 된다.

 

결국 중요한 건 나만의 AI 위키다

앞으로 뛰어난 디자이너는 피그마를 가장 잘 쓰는 사람이 아닐 수도 있어. 가장 많은 경험을 체계적으로 축적한 사람, 그리고 그 경험을 AI가 활용할 수 있도록 구조화한 사람일 가능성이 높아. AI는 기억하지 못한다. 하지만 우리는 기억을 저장할 수 있다. 그리고 저장된 기억은 시간이 지날수록 자산이 된다. 10년 동안 쌓아온 UX 경험, 수백 번의 사용자 인터뷰, 수천 개의 의사결정 기록. 그 모든 것이 연결되는 순간, AI는 단순한 챗봇이 아니라 나를 가장 잘 아는 디지털 동료가 된다. 어쩌면 미래의 UX/UI 디자이너는 화면을 그리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만의 지식 생태계를 운영하는 사람이 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