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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인간은 왜 존재하는가

요즘 AI 이야기를 듣다 보면 대부분 이런 질문을 해.

"내 일은 사라질까?" "AI가 내 업무를 대신할까?" "어떤 직업이 살아남을까?"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 질문들은 모두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어.

'무엇을 할 것인가.'

하지만 AI 시대가 우리에게 던지는 진짜 질문은 어쩌면 조금 다를지도 몰라. '왜 하는가.'

 

인간은 늘 기계에게 일을 넘겨왔다

사람들은 AI 시대를 특별한 혁명처럼 이야기해. 물론 맞는 말이야. 하지만 조금 길게 역사를 보면 사실 이런 장면은 처음이 아니야.

산업혁명 이전에는 사람들이 직접 밭을 갈고, 직접 물건을 만들고, 직접 무거운 짐을 옮겼어.

그러다가 증기기관이 등장했지.

많은 사람들이 두려워했어. 기계가 사람의 일을 빼앗을 거라고. 실제로 많은 직업은 사라졌어. 하지만 인류는 멈추지 않았어.

사람들은 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했고, 새로운 산업을 만들었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했어.

컴퓨터가 등장했을 때도 마찬가지였어. 계산기를 보며 회계사가 사라질 거라 했고, 워드프로세서를 보며 비서가 사라질 거라 했고, 인터넷을 보며 세상이 끝날 것처럼 이야기했어.

그런데 지금 우리는 그 어느 시대보다 더 많은 일을 하고 있어. 기술은 늘 인간의 일을 빼앗은 것이 아니라 인간의 역할을 바꿔왔어.

AI도 마찬가지야.

 

AI는 일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바꾼다

AI가 가장 먼저 가져갈 일은 무엇일까.

반복적인 업무. 비생산적인 업무. 복사와 붙여넣기. 정리와 요약. 형식 맞추기. 보고서 포맷 수정. 회의록 정리.

수많은 기업에서 사람들이 하루 종일 하던 일들이야. 솔직히 말하면 인간이 해야만 하는 일은 아니었어.

그저 누군가 해야 했기 때문에 사람이 하고 있었던 거지. AI는 그런 업무들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어. 그리고 그 순간 인간에게 남는 질문은 이것이야.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인간은 생각하는 존재다

프랑스 철학자 데카르트는 유명한 말을 남겼어.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수백 년이 지난 지금도 이 문장이 살아남은 이유는 단순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핵심을 이야기했기 때문이야.

독수리는 날 수 있어. 치타는 빠르게 달릴 수 있어. 고래는 깊은 바다를 탐험할 수 있어. AI는 엄청난 양의 정보를 처리할 수 있어.

그런데 인간은 조금 달라. 인간은 질문할 수 있어. 왜? 정말? 그래서? 우리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이 질문은 오직 인간만이 던질 수 있어. AI는 답변을 생성할 수 있어. 하지만 질문의 의미를 고민하는 것은 여전히 인간의 영역이야.

 

Start With Why

대부분의 서비스 기획을 할 때 기능부터 생각해. 무엇을 만들까. 어떤 기능을 넣을까. 어떻게 구현할까.

하지만 AI 시대가 될수록 기능의 가치는 빠르게 평준화될 가능성이 높아.

AI가 코드를 만들고, AI가 화면을 설계하고, AI가 기획 초안을 작성하기 때문이야. 그래서 앞으로 더욱 중요해지는 것은 기능이 아니라 이유야.

왜 이 서비스를 만드는가? 왜 이 문제가 중요한가? 왜 사람들은 이 서비스를 사용해야 하는가? 왜 우리는 이것을 세상에 존재하게 해야 하는가? 결국 서비스 기획은 점점 기술의 영역에서 철학의 영역으로 이동하게 될 거야.

 

AI 시대의 서비스 기획자는 철학자가 된다

예전 서비스 기획자는 화면을 설계하는 사람이었어. 조금 지나서는 프로세스를 설계하는 사람이 됐어. 그리고 이제는 경험을 설계하는 사람이 되었지. 그런데 AI 시대에는 한 단계 더 나아갈 것 같아. 존재 이유를 설계하는 사람이 될 거야.

AI는 "어떻게"를 해결해. 하지만 인간은 "왜"를 결정해.

AI는 답을 생성해. 하지만 인간은 질문을 선택해.

AI는 효율을 만든다. 인간은 의미를 만든다. 앞으로 서비스 기획자의 경쟁력은 문서를 얼마나 잘 쓰느냐가 아닐 거야.

PRD를 얼마나 빨리 만드느냐도 아닐 거야. 오히려 사람들의 삶에 어떤 의미를 남길 것인가를 고민하는 능력이 더 중요해질 거야.

 

결국 인류는 또 한 번 진화하고 있다

산업혁명도 그랬고, 인터넷 혁명도 그랬고, 모바일 혁명도 그랬어. 인류는 늘 새로운 기술 앞에서 두려워했어.

하지만 결국 그 기술을 이용해 더 인간다운 일을 찾아냈지.

AI도 마찬가지일 거야. AI가 인간을 대체하는 시대가 아니라, 인간이 더 인간다워질 수밖에 없는 시대.

반복 업무에서 벗어나고, 생각할 시간을 얻고, 질문할 기회를 얻고, 의미를 탐구하게 되는 시대. 어쩌면 AI 시대의 가장 큰 역설은 여기 있을지도 몰라. 인공지능이 발전할수록, 인간은 오히려 더 인간다워져야 한다는 것. 그래서 앞으로 서비스 기획의 시작은 기능이 아니라 질문이어야 해. "무엇을 만들 것인가?" 보다 "왜 존재해야 하는가?"를 먼저 묻는 것.

AI가 모든 답을 만들어내는 시대일수록, 좋은 질문을 만드는 사람이 가장 강력한 사람이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