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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AI를 쓰고 있다고 착각, AI Psychosis와 도파민 경제의 함정

요즘 AI 업계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재미있는 장면이 하나 있어.

불과 1년 전만 해도 사람들은 GPT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변을 받는 것만으로도 놀라워했어. 그런데 지금은 다르다.

회의 중에도 에이전트를 돌리고, 점심을 먹으면서도 코드를 생성시키고, 잠들기 전에는 작업 큐를 던져놓고, 아침에 일어나면 결과물을 확인한다. 언뜻 보면 인간이 AI를 부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오히려 AI가 인간을 부리고 있는 건 아닐까?

 

 

AI가 아니라 도파민을 소비하는 시대

사람들은 생산성이 높아졌다고 말한다. 틀린 말은 아니야. 실제로 한 명이 처리할 수 있는 업무량은 과거보다 몇 배 이상 늘어났어.

문제는 생산성이 늘어난 만큼 만족감도 늘어났느냐는 거야 오히려 반대다.

에이전트가 작업을 수행하는 동안 우리는 계속 결과를 확인한다.

"이번엔 얼마나 잘했을까?" "이번 결과는 대박일까?" "새 모델이 나오면 더 좋아질까?"

이 과정은 투자도 아니고 게임도 아닌데 이상하게 비슷한 감정을 만들어낸다.

기다림. 기대. 보상. 실망. 그리고 다시 시도. 마치 슬롯머신과 비슷하다. AI는 업무 도구가 되어가고 있는데,
인간의 뇌는 카지노 고객처럼 변하고 있는 셈이다.

 

대부분의 회사는 아직 AI를 쓰지 않는다

조금 과격하게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을 보면 그렇다. 많은 회사들이 AI 도입을 이야기한다. 회의실에서는 AI 전략을 논의하고, 임원 보고서에는 AI 혁신이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그런데 실제 현장을 들여다보면 대부분은 기존 업무 프로세스 위에 AI를 붙여놓은 수준이다.

엑셀 작업이 조금 빨라지고, 회의록이 자동 생성되고, 메일 작성 시간이 줄어든 정도다. 이건 AI 기업이 아니다.

AI를 붙인 기업일 뿐이다. 진짜 위험한 존재는 따로 있다. 처음부터 AI를 중심으로 회사를 설계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업무를 개선하지 않는다. 업무 자체를 새로 정의한다. 과거에는 직원 100명이 필요했던 일을 이제는 기획자 2명과 엔지니어 3명이 처리한다.

그 차이는 도구가 아니라 사고방식에서 나온다.

 

AI 인재의 기준은 이미 바뀌었다

몇 달 전만 해도 AI 툴을 잘 다루는 사람은 특별한 존재였다. 지금은 아니다. 이제는 기본 소양에 가깝다. 워드 쓸 줄 안다고 전문가가 아니듯, 에이전트를 돌릴 줄 안다고 경쟁력이 생기지는 않는다. 앞으로 살아남는 사람은 두 종류다.

첫 번째는 혼돈을 견디는 사람이다. 어제 최고였던 기술이 오늘 구식이 된다. 새로운 모델이 매주 등장한다. 시장도 조직도 계속 흔들린다.

이 환경에서 불안보다 호기심을 유지하는 사람이 강하다.

두 번째는 제어권을 가진 사람이다. 모델은 누구나 쓸 수 있다. 에이전트도 결국 대중화된다.

그렇다면 마지막 차별화 요소는 무엇일까? 고객 데이터. 업무 지식. 산업 이해도. 그리고 문제 정의 능력이다. 결국 AI 자체보다 AI를 어디에 연결하느냐가 중요해진다. 총은 누구나 살 수 있지만, 어디를 조준할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과 비슷하다.

 

느리게 생각하는 사람이 살아남는다

AI가 빨라질수록 오히려 인간은 더 느려져야 한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진짜 중요한 이야기다. AI는 엄청난 양의 정보를 순식간에 생산한다. 하지만 이해는 생산되지 않는다. 이해는 인간이 만든다. 글을 직접 써보고, 개념을 설명해보고, 코드를 바닥부터 구현해보고,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과정을 건너뛰면 AI 사용량은 늘어나도 실력은 늘어나지 않는다.

지식은 다운로드가 아니라 소화 과정이기 때문이다.

 

결국 마지막 경쟁력은 브랜드다

기술은 점점 평준화된다. 모델도 비슷해지고, 기능도 비슷해지고, 성능도 비슷해진다. 그때 남는 것은 무엇일까? 사람이다.

누가 만들었는가. 왜 믿어야 하는가.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있는가. 결국 브랜드의 문제다.

AI 시대가 올수록 역설적으로 인간의 정체성은 더 중요해진다. 사람들은 최고의 모델을 찾는 것이 아니라,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찾기 때문이다.

 

AI를 사용하는가, AI에게 사용당하는가

요즘 많은 사람들이 AI 생산성을 이야기한다. 그런데 생산성보다 먼저 물어봐야 할 질문이 하나 있다.

"나는 지금 AI를 활용하고 있는가?" 아니면 "AI가 만들어낸 속도에 끌려다니고 있는가?" AI 시대의 가장 큰 위험은 기술 부족이 아니다.

생각 부족이다. 가끔은 새로운 모델을 찾아다니는 시간을 줄이고,
내 고객은 누구인지, 내가 해결하려는 문제는 무엇인지, 왜 이 일을 하는지 생각하는 시간이 더 필요할지도 모른다. 결국 미래의 승자는 가장 빠른 사람이 아니라, 가장 명확한 방향을 가진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