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유전체(genome)가 단순한 DNA 암호가 아니라,
복잡한 생명 운영체계라고 했었지?
오늘은 그 말이 왜 진짜인지,
유전체가 복잡해지는 네 가지 핵심 이유를 진짜 쉽게 풀어볼게.
전공자가 아니어도 "헐 이게 다 있었어?" 싶은 내용이니까 끝까지 보면 후회 안 해!
조절 유전자: 유전자의 스위치 담당자
유전자는 단백질을 만드는 설계도야.
그럼 그냥 다 켜놓으면 되는 거 아니냐고? 절대 아냐.
모든 유전자가 한꺼번에 켜져 있으면 생명체는 제대로 작동할 수 없어.
그래서 필요한 순간, 필요한 곳에서만 유전자를 켜고 끄는 '스위치'가 필요해.
이걸 바로 조절 유전자(regulatory gene)라고 불러.
예를 들어, 손가락 세포에선 손가락 관련 유전자만 켜져야 하고,
눈 세포에선 눈 관련 유전자만 작동해야 해.
그걸 정리 정돈하는 게 바로 조절 유전자지.
만약, 조절 유전자가 없으면 우리 몸은 그냥 오류투성이 공장
비코딩 RNA: 일은 안 하지만 핵심 관리직
유전자는 결국 단백질 만드는 게 목적이라 했었지.
근데 웃긴 건, 단백질을 안 만드는 RNA도 많다는 사실.
이걸 뭐라고 부르냐면 바로 비코딩 RNA(non-coding RNA)야.
얘네는 일은 안 하지만, 다른 유전자들의 작동을 돕거나 방해하는 역할을 해.
- 유전자 발현(on/off)을 조절하거나
- DNA 구조 자체를 변경하거나
- 유전자 복사를 유도하거나 막기도 해
단백질을 만들진 않지만, 유전체 전체를 운영하는 ‘공장 관리자’ 같은 느낌이야.
비코딩 RNA 없으면 생명 시스템이 엉망이 돼
스플라이싱: 유전자 재조립 공정
DNA가 RNA로 복사될 때, 그 RNA는 그대로 쓰는 게 아니야.
불필요한 부위(인트론)를 잘라내고,
필요한 부위(엑손)만 깔끔하게 붙이는 과정을 거치지.
이걸 스플라이싱(splicing)이라고 해.
그리고 더 놀라운 건,
하나의 유전자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잘라붙이면 서로 다른 단백질이 만들어진다는 사실!
같은 재료로 다양한 요리를 만드는 것처럼,
하나의 유전자로도 여러 기능을 뽑아낼 수 있는 대박 기능이야.
스플라이싱 덕분에 유전자의 활용도가 수직 상승
에피제네틱: 환경에 따라 유전자 껐다 켰다
에피제네틱(epigenetic)이란 건 좀 신기한 개념이야.
DNA 자체는 그대로인데, 환경이나 조건에 따라 유전자의 작동 방식이 달라지는 현상이거든.
예를 들어:
- 영양상태
- 스트레스
- 수면, 운동
- 독성 물질 노출
이런 것들이 DNA 위에 화학적 표식(예: 메틸기)을 붙여서
유전자가 켜지거나 꺼지게 만들어.
쌍둥이도 자라온 환경이 다르면 질병 발병률이 다른 이유가 바로 이거야.
DNA가 같아도 삶이 다르면 결과도 다르다
내 생각
솔직히 말해서, 나도 유전자가 단백질 만드는 코드인 줄만 알았거든.
근데 그 코드엔 조절자, 관리자, 편집기, 조건부 실행 기능까지 다 있더라.
진짜 충격이었던 건,
이 모든 시스템이 자동으로 돌아간다는 거.
도대체 이 복잡한 생명 OS는 누가 만들었냐고.
생명은 그냥 유전자 데이터가 아니라, AI보다 정교한 자가 운영 시스템이야.
이런 거 보면, 진짜 생명을 복사하거나 설계하는 데는
그냥 DNA 서열만 안다고 되는 게 아니란 생각이 강하게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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