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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란 12.3 "그날, 누가 국회로 뛰어갔고 누가 길을 막았나"

어제 가족과 함께 ‘란 123’을 봤다. 영화를 보고 나서도 한동안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저 마음 한쪽이 계속 아찔하게 흔들렸다. 이건 단순한 영화가 아니었다. 우리가 이미 겪었던 역사, 그리고 언제든 다시 반복될 수 있는 현실에 대한 경고처럼 느껴졌다.

 

민주주의는 평소엔 잘 안 보여. 선거철엔 다들 민주주의를 말하고, 헌법을 말하고, 국민을 말해. 그런데 진짜 중요한 순간은 따로 있어.

바로 권력이 헌법 위에 서려고 할 때야.

그때 누가 어디에 있었는지, 누가 무엇을 했는지가 결국 그 사람의 정치와 책임을 증명하게 돼. 2024년 12월 3일 밤, 그 장면이 아주 선명하게 드러났어.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회는 사실상 전쟁 같은 분위기였어.
군 병력이 국회로 들어오고, 출입은 통제됐고, 의원들은 정문이 아니라 담을 넘고 우회해서 본회의장으로 들어가야 했지.

그날 국회는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마지막 방어선이었어. 실제로 새벽 1시경, 국회에는 190명의 의원이 모였고 전원 찬성으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됐어. 대한민국 헌법상 국회가 계엄 해제를 요구하면 대통령은 따라야 해.
결국 계엄은 철회됐고, 많은 사람들이 그 장면을 “국회가 민주주의를 지켜낸 순간”으로 기억하게 됐어.

 

이 장면에서 특히 대비됐던 인물이 있었어.

한쪽에는 이재명이 있었어.

계엄 선포 직후 바로 국회로 향했고, 국회 진입 과정 자체를 SNS로 생중계하면서 시민들에게
“국회로 와달라”고 호소했지. 그 메시지는 단순한 정치적 퍼포먼스가 아니라 의회가 멈추면 민주주의도 멈춘다는 위기감에서 나온 행동으로 읽혔어.

 

[Source: ChatGPT 생성]

 

반면 다른 쪽에서는 전혀 다른 움직임이 있었어.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였던 추경호는 의원총회 장소를 여러 차례 변경하면서 계엄 해제 표결을 사실상 지연시키거나 방해했다는 의혹을 받게 됐어. 정치에서 위기 대응은 늘 기록으로 남아. 누군가는 본회의장으로 뛰어갔고, 누군가는 의원들이 모이는 흐름을 늦췄다는 의심을 받았어. 민주주의는 바로 여기서 갈려. 누가 “민주주의를 사랑한다”고 말했는지가 아니라 누가 실제로 민주주의가 무너질 때 몸을 던졌는가.

이 차이는 굉장히 커. 위기의 순간에 국회는 단순한 정치 공간이 아니야.

 

국민의 권리를 대신 지키는 헌정기관이야.

그곳으로 향한 사람은 헌정질서를 지키려 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그 흐름을 막았던 사람은 권력 유지와 정치 계산 사이에서 평가받게 돼. 그래서 이 사건은 단순한 정당 싸움이 아니야.

“누가 옳았나”의 문제가 아니라
“누가 헌법 편에 섰나”의 문제야.

민주주의는 거창한 구호로 지켜지지 않아. 새벽 1시에 국회 담을 넘는 행동, 군인 앞에서 표결을 강행하는 선택, 권력보다 헌법을 우선하는 결단. 바로 그런 순간들이 민주주의를 만든다.

그날 국회로 향한 이들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움직였고, 국회로 가는 길을 막은 이들은 위기를 정치적 계산으로 버텨보려 했다는 의혹을 남겼어.

결국 12·3의 기억은 누가 말로 민주주의를 외쳤는지가 아니라, 실제로 어디에 서서 무엇을 했는지를 묻고 있어.

그리고 역사는
늘 그 질문을 가장 오래 기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