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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y

오기(吳起), 천재 개혁가인가 조직 파괴자인가?

요즘 리더십 얘기 나올 때 오기(吳起) 얘기 꺼내면 다들 고개 끄덕이다가도 금방 멋쩍은 표정 짓게 된다.

'그런 리더가 회사에 있으면 무섭지'라는 반응 때문인데,

사실 오기는 엄청난 개혁가이자 천재적인 전략가였지만, 동시에 요즘 말로 하면 완전한 '독성 리더'의 표본이야.

 

위나라와 초나라, 전설의 개혁가

오기의 커리어는 위나라에서 시작해서 초나라에서 끝나. 위나라에선 서하태수로 있으면서 20년간 진나라와 76번 싸워서 64승이나 했고, 군사제도도 개혁해서 '오기병법'이라는 걸 실전에서 검증받게 만들었어.

초나라에선 진짜 광기 수준의 개혁을 단행했지

  • 불필요한 관직 싹 정리, 부정부패 때려잡고
  • 왕족·귀족 봉록 줄여서 국방비로 돌리고
  • 제도 정비하고 성벽 건설법 같은 것도 도입
  • 영토는 백월 정벌, 진·채 병합까지 해버림

이 정도면 전국시대판 'CEO형 리더'지. 진나라 상앙 변법과 비교될 정도로 강력한 성과였어.

 

그런데 왜 문제냐고?

오기 하면 '연저지인(吮疽之仁)' 일화가 유명해. 병사의 종기를 입으로 빨아줘서 그 병사가 목숨 바쳐 싸웠다는 얘긴데,

병사의 엄마가 우는 장면에서 숨은 의미가 나와

"그 고름 빨아준 다음 우리 남편도 죽더니, 이젠 우리 아들도 그렇게 되겠구나..."

 

이게 바로 핵심. 오기는 '진심처럼 보이는 계산된 리더십'의 고수였다는 거지.

감정적으로 조작해서 충성을 끌어내는 거야.

그리고 다른 일화도 살벌해

  • 출세를 위해 아내를 직접 살해함 (살처구장, 殺妻求將)
  • 어머니 장례도 포기함 (정치적 약속 지킨다며)

이쯤 되면 그냥 냉혈한이 아니라, 마키아벨리도 울고 갈 급이야.

 

현대 조직론으로 보면?

오기 같은 리더는 요즘 기준으론 'Toxic Leader', 독성 리더야. 아래 특징들 보면 진짜 소름 돋을 정도

  • 퍼포먼스형 인간관계: 진심인 척하는데 다 목적 있음
  • 감정 조작을 통한 충성 유도: 무서운 방식으로 헌신을 끌어냄
  • 사람을 일회용처럼 다룸: 쓰고 버리는 게 너무 당연함
  • 혼자 다 해먹는 I-리더십: 시스템은 무시하고 자기만 믿음

그리고 그 결과가 어땠냐고? 초 도왕 죽고 나서 오기의 적들이 반란 일으켜서 70여 귀족 가문이 멸족당함.

결국 오기 본인도 피살.

말하자면, '성과는 대단했지만, 조직은 망한' 전형적인 사례야.

 

내 생각은 이래

오기 같은 리더가 요즘에도 있어. 단기 성과는 엄청나게 뽑아내고 팀원들은 불만 하나 없이 따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감정적으로 조작'된 상태인 경우가 많아.

그리고 이걸 "리더십"이라고 착각하면 안 돼. 진짜 리더십은 구성원을 수단이 아니라 목적 그 자체로 존중할 줄 아는 사람이 갖는 거야.

성과도 좋고 추진력도 있는 리더가 필요하긴 하지. 근데 그게 사람을 갈아넣는 방식이면, 결국 조직은 무너져.

오기의 이야기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그거야.

"성과만 보고 리더를 판단하지 말 것. 그 사람이 조직과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지 보라."

 

진짜 리더는 부하의 종기를 빨지 않아도 그 사람의 신뢰를 얻는 사람이야.

 

지속 가능하지 않은 리더십

오기, 정말 대단한 사람이었지. 근데 그의 리더십은 조직이 '지속 가능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결국 실패한 리더십이었어.

단기 성과가 아니라 장기 신뢰,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배워야 할 리더십의 핵심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