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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y

음모론은 왜 이렇게 달콤할까?

우리가 사는 시대를 한 단어로 정의하라면? 난 주저 없이 ‘탈진실(Post-Truth)’이라고 말할 거야.
사람들은 더 이상 진실을 찾지 않아. 대신 “내가 믿고 싶은 것”을 찾아가고, 그 믿음을 파는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최근 ‘일당백’에서 다룬 『집단 망상』 을 보면서 깨달은 게 있어. 음모론은 단순한 무지가 아니라, 산업이고 시장이고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거지. 샌디훅 총기 난사 피해 가족을 조롱하며 돈을 벌어들인 알렉스 존스, 과학 코스프레로 ‘66달러 질 달걀’을 파는 기네스 팰트로의 Goop.
둘은 완전히 다른 영역 같지만, 사실 같은 메커니즘으로 움직인다.

 

 

인간은 왜 이렇게 쉽게 속아 넘어갈까?

불안을 먹고 자라는 ‘음모론 회로’

음모론은 멍청해서 빠지는 게 아니야. 인간의 뇌는 아주 오래전부터 “위협을 과대평가하는 쪽이 생존에 유리하다”는 방식으로 진화했거든.
이를 ‘오류 관리 이론’이라고 부르는데, 간단히 말해!

  • 의심을 많이 하는 인간 → 오래 살아남음
  • 잘 속는 인간 → 자연스럽게 도태됨

문제는 현대 사회가 너무 복잡해졌다는 거지. 기후 위기, AI, 경제 불안, 전쟁, 팬데믹…
이런 실존적 위협 앞에서 사람들은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이해하고 싶어 해.

그때 음모론은 아주 간단한 설명을 던져줘.

“이건 우연이 아니야. 누군가 일부러 그렇게 만든 거야.”

 

복잡성은 사라지고, 불안은 방향을 가진다. 그 방향이 바로 특정 집단이나 인물을 향한 증오로 이어져.

 

‘진실을 아는 소수’라는 정체성

음모론의 또 다른 매력은 여기에 있어:

“나는 남들이 모르는 진실을 아는 특별한 존재다.”

 

고립된 개인에게 이런 감정은 엄청난 위로가 된다. 유튜브·단톡방·레딧 같은 폐쇄적 커뮤니티는 이런 소속감을 강화하고,
그 결과 개인은 점점 더 빠져든다. 실제로 미국인의 74%가 “딥스테이트가 존재한다”고 믿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어.
이건 비정상이 아니라, 대중의 표준적인 사고방식이 됐다는 거지.

 

반복되면 진실이 된다: 진실 착각 효과

심리학 연구에서 가장 유명한 현상 중 하나가 ‘Illusory Truth Effect’야.

반복 → 친숙함 → 신뢰 → 믿음

알렉스 존스가 동일한 거짓말을 100번 반복하면, 101번째는 사람들의 뇌가 자동으로 진실로 처리한다.

그리고 이 반복이 ‘조회수 → 광고 → 매출’로 연결된다는 게 문제지.

 

음모론이 산업이 되는 과정: 권위 부수기 → 불안 자극 → 상품 판매

알렉스 존스: 분노를 팔아 2,200억 원을 벌어들인 남자

샌디훅 사건이 일어난 뒤, 그는 이런 말을 반복했어.

“이건 정부가 꾸민 위장 작전이다.”

 

그 한 문장이 만들어낸 결과는?

  • 3년간 매출 1억 6,500만 달러
  • 생존용품·정력제·음모론 굿즈 폭발적 판매
  • 피해자 가족들은 10년 넘게 스토킹과 협박에 시달림

그의 사업 모델은 딱 이거야:

  1. 권위 부정 — 정부·언론·학계를 모두 조롱
  2. 감정 자극 — 분노·공포 컨텐츠 반복 노출
  3. 상품 판매 — 위협에서 살아남을 도구를 비싸게 판매

즉, “불안 → 콘텐츠 소비 → 제품 구매”의 완전체 구조.

기네스 팰트로의 Goop: 웰빙 포장지를 쓴 과학 사칭 산업

반대로 팰트로는 ‘고급스러움’을 무기로 삼았지.

  • 옥 달걀을 질에 넣으면: “호르몬 균형이 잡힌다”
  • 에너지 스톤을 들고 명상하면: “불안이 사라진다”
  • 디톡스 프로그램은: “세포 재생을 돕는다”

과학적 근거? 없음. 하지만 소비자들은 ‘자기돌봄’이라는 서사를 너무 좋아해.

Goop의 접근 방식은 명확해

  1. 전문가 불신을 유도한다
  2. 자연·웰빙·정화라는 단어로 감성을 공략한다
  3. “과학이 아니라 경험이다”라는 메시지로 논리를 회피한다

이건 사기가 아니다. 욕망과 불안을 이해한 고급형 마케팅이야.

 

허위정보 산업의 3계층 생태계

허위정보는 다음과 같은 ‘먹이사슬 구조’를 가지고 있어

계층 특징
최상위 포식자 권위를 부정하고 시장을 창출
중간 포식자 유튜버·인플루언서가 콘텐츠를 재가공
먹이 대중이 소비하고 자발적으로 전파

 

이 생태계에서 가장 큰 돈을 버는 건 당연히 최상위 포식자다.

 

진실이 사라질 때 사회는 어떻게 붕괴되는가

민주주의의 기반이 무너진다

탈진실 사회에서 가장 큰 피해자는 정치 시스템이야. 진실이 없으면 의사결정 기반이 무너지고,
그 공백을 채우는 건 증오와 선동뿐이거든. 실제로 미국 대선 부정선거론은 아직도 수천만 명이 믿고 있고,
이건 단순한 정치 논쟁이 아니라 국가 시스템 마비다.

한국 사회도 이미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12·3 비상계엄 이후 극우 커뮤니티에서 벌어진 현상도 똑같아.

  • 850명 단톡방에서 912만 자어 공유
  • 유튜브 영상 39%가 허위정보로 삭제
  • 모든 사안을 ‘체제전쟁’으로 해석
  • 반대 의견엔 ‘배신자’ 프레임 적용
  • 폭력적 저항을 정당화

이건 단순한 실수나 오해가 아니라, 음모론 산업이 대중을 집단적 환각 상태에 빠뜨리는 과정이야.

 

탈진실 시대를 살아남기 위한 기술: ‘정보 단식’과 ‘지적 겸손’

정보 단식: 알고리즘에서 스스로 빠져나오는 기술

24시간 푸시 알림과 알고리즘 추천 속에서 사는 우리는 양계장에서 쉬지 않고 사료를 먹는 닭과 비슷해. 과도한 정보는 결국 사고를 둔하게 만들고, 판단력을 흐리고, 어떤 정보가 조작인지 구분하기 어렵게 돼. 빌 게이츠가 1년에 한 번 하는 ‘Think Week’처럼
정기적으로 미디어·SNS·유튜브를 끊는 시간이 필요해.

4.2 지적 겸손: “나는 틀릴 수 있다”는 자세

음모론은 절대 지지 않는 게임이야, 왜냐면 그들은 항상 이렇게 말하거든!!!

“진실을 숨기려는 시도다.”

 

이 논리 앞에선 어떤 증거도 무력해진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건 지적 겸손이야.

  • 내가 모르는 게 있다는 걸 인정하는 태도
  • 반대 의견을 실험해보는 습관
  • 출처를 확인하는 근육을 기르는 것

이게 유일한 방패지.

음모론은 ‘이야기’가 아니라 ‘시장’이다

알렉스 존스는 분노를 팔았고,
기네스 팰트로는 웰빙을 팔았다.

둘은 서로 다른 분야에서 활동했지만, 둘 다 인간의 불안 욕구를 공략해 거대한 시장을 만들었다.

이건 어떤 서사가 누구의 돈을 벌게 하는지 명확하게 보여주는 사례야. 그리고 이 시장의 가장 큰 피해자는 대중, 즉 우리 자신이다.

 

마지막으로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할 질문

  • 내가 믿는 정보는 어디서 왔지?
  • 이 정보가 반복되는 이유는 ‘진실성’ 때문일까, ‘수익’ 때문일까?
  • 누가 이 메시지로 돈을 벌고 있지?
  • 나는 지금, 누구의 먹이가 되고 있는 걸까?

탈진실 시대에 진실을 지킨다는 건 편하지도, 쉽지도 않아.
하지만 의심하고, 멈춰서고, 스스로 점검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수밖에 없어.
진짜 민주주의는 그렇게 지켜지는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