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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아이로봇·루미나·래드 파워 바이크까지…

지난 일주일 사이에 꽤 상징적인 하드웨어 스타트업 세 곳이 연달아 무너졌어. 아이로봇(iRobot), 루미나(Luminar), 래드 파워 바이크(Rad Power Bikes). 이 업체가 뭐하는 회사냐구? 로봇청소기, 자율주행 라이다, 전기 자전거. 그런데, 이 업체의 제품만 보면 전혀 다른 영역인데, 결과는 똑같이 파산이야. 이걸 보면 “하드웨어 스타트업이 요즘 얼마나 힘든지”가 꽤 선명하게 드러나.

 

한 주 사이에 세 개가 동시에 무너졌다는 의미

이 세 회사를 한 줄로 묶어보면 공통점이 꽤 또렷해. 관세와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기대했던 대형 딜(M&A, OEM 계약)의 무산에 첫 히트 제품 이후 두 번째 성장 축 실패 즉, 제품 하나 잘 만든 걸로는 더 이상 버티기 힘든 국면이라는 거야.

 

Rad Power Bikes, 한 번은 탔는데, 다음 파도가 없었다

래드 파워 바이크는 팬데믹 때 마이크로 모빌리티 붐을 제대로 탔던 회사야. e-바이크 시장에서는 인지도도 높았고, 충성 고객도 꽤 있었지.

2023년 매출이 1억 2천만 달러를 넘겼는데 2024년엔 1억 달러로 줄고 2025년엔 6천만 달러 수준까지 떨어졌어.

문제는 시장을 끝까지 장악하지 못했다는 점이야. 라인업은 많았지만 “이 회사 하면 딱 떠오르는 압도적 포지션”은 없었고,
결정타는 배터리 리콜 이슈였어. 리콜 비용이 무서워서 미루다 미루다, 결국 리콜보다 훨씬 큰 비용인 파산으로 끝났다는 게 아이러니지.
리스크 관리랑 규제 대응을 동시에 놓치면 어떤 일이 생기는지 보여주는 케이스야.

 

[이미지출처: https://www.radpowerbikes.com/ 캡쳐]

 

Luminar, 자율주행에 올인한 하드웨어의 한계

루미나는 자율주행 1차 붐 시기에 태어난 대표적인 하드웨어 스타트업이야. 비싸고 큰 라이다를 자동차에 쓸 수 있을 만큼 작고 싸게 만들겠다는 목표로 시작했고, 볼보나 메르세데스 같은 굵직한 OEM 계약도 따냈지.

근데 구조가 너무 단순했어. 자율주행 상용화라는 한 카드에 거의 올인한 상태였거든. 상용화 타이밍이 늦어지고, OEM 전략이 바뀌니까 매출도 같이 흔들렸고, 결국 특정 시장·특정 고객사에 지나치게 집중된 리스크가 그대로 터진 거야.

전형적인 ‘싱글 베트 하드웨어 스타트업’의 결말이라고 보면 돼.

[이미지출처: https://www.luminartech.com/ 캡쳐]

 

iRobot, 아마존 인수 무산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아이로봇은 사실 설명이 필요 없는 회사지. 로봇청소기 시장을 만든 회사, 룸바의 회사니까. 그래서 흔히 이런 말이 나와.
“아마존 인수만 됐어도 살았을 텐데.” 물론 맞는 말이야. 미국 FTC와 EU 규제로 그 딜이 막히면서 사실상 회생 카드 하나가 사라진 건 사실이니까. 근데 그 이전을 보면 구조적인 문제도 분명 있었어.

  • 카피캣 제품의 범람
  • 중국 중심의 공급망
  • 가격 경쟁 압박
  •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의 한계

결국 인수라는 구명줄이 없으면 버티기 어려운 구조였다는 점이 더 중요해 보여.

 

하드웨어 스타트업이 이번 주에서 배우게 되는 것들

이 세 회사를 같이 놓고 보면, 반복되는 패턴이 보여.

첫째, 물류·관세·공급망은 옵션이 아니라 핵심 전략이야. 하드웨어는 관세 한 줄 바뀌면 P&L이 바로 뒤집혀. 기술보다 먼저 흔들리는 게 여기야.

둘째, 첫 히트 제품 이후가 진짜 승부야. 세 회사 다 “첫 제품 성공”은 있었어. 근데 그 다음 반복 가능한 성장 엔진을 만들지 못했지.

셋째, 규제와 M&A를 구명줄로만 보면 위험해. 아이로봇처럼 인수 하나에 회사 생존이 걸리는 구조는, 정책 환경이 바뀌는 순간 바로 치명타가 된다.

 

결국 하드웨어는 종합 게임이다

이번 주가 보여준 건 단순해. 하드웨어는 멋진 제품 하나로 끝나는 게임이 아니라는 거야. 공급망, 정책, 관세, 규제, M&A, 브랜딩까지
전부 동시에 설계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종합 게임이라는 거지. 스타트업 입장에선 솔직히 한숨 나오는 현실이긴 해.
제품도 어렵고, 비즈니스도 어렵고, 정책 환경까지 만만치 않으니까.

그래도 반대로 보면, “어디서부터 설계를 다시 해야 하는지” 힌트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 한 주이기도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