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에서 음식 배달하던 로봇이 어느 날 병원 복도를 돌아다닌다?
이거 그냥 사업 확장 같아 보일 수도 있는데, 조금만 뜯어보면 얘기가 꽤 커져.
이번에 Serve Robotics가 병원 보조 로봇 회사 Diligent Robotics를 인수한 건, “배달 로봇 회사가 헬스케어로 피벗했다”기보다는
사람 사이를 오가는 서비스 로봇의 공통 OS를 깔겠다는 선언에 더 가까워 보여.

누가 누구를 왜 샀냐
Serve Robotics는 인도 위를 돌아다니는 배달 로봇으로 유명한 회사야. 우버와 포스트메이츠에서 인큐베이팅됐고, 2024년에는 역합병으로 나스닥 상장까지 했지. 2025년 기준으로 로봇 수를 100대에서 2,000대 이상으로 늘렸고, 도어대시랑 LA에서 실제 배달 파일럿도 굴리고 있어. 말 그대로 “거리 위에서 실제로 돈 버는 로봇 회사”가 된 상태야.
이 Serve가 이번에 인수한 회사가 Diligent Robotics야.
병원에서 쓰이는 보조 로봇 Moxi를 만드는 회사지. 문제는 이 딜 구조야. Diligent는 그동안 VC 투자로 7,500만 달러 이상을 받았는데, 이번 인수에서 보통주 기준 밸류는 2,900만 달러 수준이야. 사실상 다운라운드형 인수고, Diligent 입장에서는 독립 성장보다는 “살아서 다음 단계로 가는 선택”에 가까워.

배달이랑 병원이 왜 같은 문제냐
Serve CEO는 이번 인수를 두고 “헬스케어로의 큰 전환은 아니다”라고 말해. 핵심 미션은 변하지 않았다는 거지.
사람이 많은 환경에서, 사람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느리지 않게, 안전하게 움직이는 자율 로봇. 길 위에서는 음식 배달이고, 병원 안에서는 검체, 약품, 서류 이동일 뿐이야.
Diligent의 Moxi도 본질은 똑같아. 의사나 간호사가 매번 직접 옮길 필요 없는 것들을 대신 나르는 로봇이거든.
길만 다를 뿐, “사람 옆을 지나가며 물리적 라스트마일을 처리하는 문제”라는 점에서는 완전히 같은 문제야.
그래서 이 인수는 카테고리 확장이라기보다, 같은 문제를 다른 공간에서 푸는 수평 이동에 가깝다고 봐야 해.
Diligent가 막혔던 지점, Serve가 뚫은 지점
Diligent는 기술적으로 나쁜 회사가 아니었어. 병원 현장에 맞게 설계된 로봇을 잘 만들었고, 병원 SaaS 모델도 꽤 공을 들였지.
문제는 병원 시장 특유의 구조야.
- 세일즈 사이클이 길고
- 한 병원에서 늘릴 수 있는 로봇 수에는 한계가 있고
- 결국 스케일은 플릿 운영 능력에서 갈리는데
여기서 많은 병원 로봇 스타트업들이 막혔어. 반면 Serve는 이미 거리에서 수천 대 단위 플릿을 굴려본 회사야.
- 원격 모니터링
- 장애 대응
- 유지보수
- 충전과 배터리 관리
- 소프트웨어 OTA
이게 전부 “현장에서 피로 써서 만든 시스템”이야.
Diligent 입장에서는 로봇을 더 잘 만드는 것보다, 로봇을 더 많이, 더 빠르게 굴릴 수 있는 인프라가 필요했고, 그걸 Serve가 이미 갖고 있었던 거지.
이 인수의 진짜 포인트: 서비스 로봇의 OS화
재밌는 건 Serve가 Diligent를 완전히 흡수하지 않는다는 점이야.
- 브랜드 유지
- 팀 유지
- 제품 방향도 어느 정도 독립
대신 뒤에서는 플릿 운영, 소프트웨어, 공통 인프라를 공유하는 구조야. 이건 전형적인 플랫폼 전략이야.
하나의 공통 레이어 위에 도메인별 로봇을 앱처럼 얹는 구조.
- 길 위에서는 음식 배달
- 실내에서는 병원 물류
- 앞으로는 호텔, 오피스, 캠퍼스까지
로봇 몸체는 달라도 맵핑, 네비게이션, 원격 제어, 운영 OS는 하나로 묶겠다는 그림이야.
이 지점에서 이 딜은 “배달 로봇 회사가 병원 로봇을 샀다”가 아니라 사람 사이를 오가는 서비스 로봇 OS를 키우는 수평 확장으로 읽혀.
그래서 이게 왜 중요한데
이 흐름이 이어지면, 앞으로 경쟁 포인트는 로봇 하드웨어가 아닐 가능성이 커.
- 누가 더 많은 환경 데이터를 쌓고
- 누가 더 안정적으로 플릿을 운영하고
- 누가 현장을 가장 적게 방해하면서 자동화를 밀어넣느냐
이 싸움이야.
우리나라 기준으로 보면 더 흥미로워져. 병원, 물류센터, 캠퍼스, 대형 오피스까지 사람 밀도가 높은 공간이 워낙 많잖아.
여기에 이런 서비스 로봇 OS가 들어온다면, 우리는 어디까지를 자동화하고 무엇은 끝까지 사람의 일로 남겨둘까. 이 질문이, 이제 진짜 현실적인 고민이 되는 시점인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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