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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AI 때문에 사라지는 직무보다 먼저 무너지는 것

이 이야기를 왜 하냐면, 얼마 전에 팀장을 한 명 만났거든. 그 사람 말이 이랬어.

AI 때문에 퍼블리셔 일부를 정리할 예정이고, 신입 채용 계획은 줄일 계획입니다.
기획이랑 디자인은 개발자가 Figma로 바로 만들고, 그걸 Claude나 Gemini 붙여서 바로 개발까지 가는 것 같아요.

 

이 얘기 듣고 나서, 솔직히 좀 멍해졌어. ‘아, 이제 직무가 사라진다는 얘기가 진짜 현실이구나’ 싶었거든.
근데 며칠 지나서 다시 생각해보니까, 사라지는 건 직무가 아니더라. 먼저 무너지는 게 따로 있었어.

 

[Source: ChatGPT 생성]

 

직무가 아니라, “직무 사이의 경계”가 먼저 무너지고 있어

예전엔 꽤 단단했지.

  • 기획자는 기획만 했고
  • 디자이너는 디자인만 했고
  • 퍼블리셔는 퍼블리싱만 했고
  • 개발자는 개발만 했어

이걸 이어주는 게 협업 프로세스였고, 회의였고, 문서였지.

근데 지금은? AI를 기반으로 기획도 되고, 디자인도 되고, 컴포넌트 정의도 돼. 거기에 AI 붙이면 코드까지 튀어나와.

그러다 보니 이런 말이 자연스럽게 나와.

“굳이 중간 단계를 왜 거쳐?”

 

이 순간부터 직무 경계는 유지비가 드는 구조가 돼. 유지비가 드는 구조는, 제일 먼저 잘려.

 

없어지는 건 ‘일’이 아니라 ‘일을 구분하던 방식’이야

퍼블리셔가 사라진 게 아니라, 퍼블리싱만 따로 떼어내서 할 이유가 사라진 거야.

신입을 안 뽑는 것도 마찬가지야. 예전엔 신입이 하던 일이 있었지.

  • 문서 정리
  • 화면 옮기기
  • 단순 구현
  • QA 보조

지금은? 이거 AI가 다 해. 그리고 훨씬 빠르고, 불평도 없어. 그러면 회사 입장에서 이렇게 생각하는 게 자연스러워져.

“배우면서 할 사람을 왜 뽑아?”

 

이게 잔인하지만, 지금 시장 논리야.

 

제일 먼저 무너지는 건 ‘성장 경로’야

이게 제일 무서운 포인트야. 직무가 사라지는 것보다, 직무로 들어가는 입구가 사라지고 있어.

신입이 들어올 자리가 없으면, 중급도, 고급도 미래가 없어져. 예전엔 이런 흐름이 있었지.

단순 작업 → 이해 → 판단 → 책임

 

지금은 단순 작업이 통째로 증발했어. 그러면 이해를 어디서 하냐고. 그래서 지금 현업에 있는 사람들조차 이런 말을 해.

“이제 뭘 기준으로 사람을 키워야 할지 모르겠다.”

 

물론 이런 질문은 나와. “그럼 10년 뒤에 신입이 없으면 그 공백은 어떻게 메워?” 맞는 말이야.

근데 지금은, 솔직히 그 10년 뒤까지 고민할 여유조차 없는 회사들이 많아. 미래를 설계하기엔 당장 버티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거든.

 

팀장이 제일 먼저 흔들리는 이유

그래서 팀장이 혼란스러운 거야. 팀장은 원래 이런 역할이었잖아. 일을 쪼개고 사람에게 배분하고 진행 상황을 관리하는 사람?? 아닌가?

근데 AI가 들어오니까, 일은 안 쪼개도 되고 사람 수도 줄고 진행은 도구가 알아서 보여줘

그러면 팀장은 갑자기 이런 질문을 받게 돼.

“그래서 팀장은 뭘 하지?”

 

이 질문, 꽤 아파.

 

앞으로 먼저 사라지는 사람의 공통점

정리해보면 이거야!! 특정 도구만 잘 다루는 사람, 중간 전달 역할만 하던 사람, 판단 없이 처리만 하던 사람... 

이 사람들의 공통점은 하나야.

AI보다 빠르지도, 싸지도, 정확하지도 않다는 거.

 

그럼, 앞으로 살아남는 사람은?

반대로 남는 쪽은 이거야. 문제를 정의하는 사람, 결과에 책임지는 사람, 여러 선택지 중 하나를 고르는 사람 등... 직무명이 뭐든 상관없어져.
기획자든, 개발자든, 디자이너든. AI는 수단이 되고, 사람은 ‘결정의 주체’로만 남아.

 

그래서 내가 이 얘기를 하는 이유

개발회사 팀장 얘기 듣고 나서 든 생각은 하나였어. “아, 이제 커리어 고민 방식 자체를 바꿔야겠구나.”

‘내 직무가 없어질까?’가 아니라,

‘나는 어떤 결정을 대신 맡고 있는 사람인가?’

 

이걸로 질문을 바꿔야 해. 직무는 사라질 수 있어. 근데 결정권을 가진 역할은, 아직 안 사라져.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래.

 

 

마지막으로 덧붙이면

이 변화가 무서운 이유는, 누가 잘못해서가 아니라 너무 자연스럽게 벌어지고 있다는 거야.

AI를 쓴 회사가 나쁜 것도 아니고, 사람을 줄인 팀장이 악당도 아니고, 도구를 쓰는 개발자가 문제도 아니야.

그냥 효율이 되는 방향으로 세상이 이동 중인 거지. 그래서 지금 가장 위험한 상태는 이거야.

“일단 하던 거 잘하고 있으면 되겠지”

 

이 마인드가 제일 먼저 무너져. 이제 커리어는 직무 숙련도보다 판단의 범위로 나뉘기 시작했거든.

  • 이 사람이 없으면 결정이 멈추는가?
  • 이 사람이 없으면 방향이 흐려지는가?
  • 이 사람이 아니면 책임질 사람이 없는가?

이 질문에 Yes가 하나도 없다면, 그 역할은 AI든, 자동화든, 외주든 언젠가는 대체돼.

잔인하지만 이게 지금의 기준이야. 그래서 나는 요즘 이렇게 생각해.

“무엇을 할 수 있느냐”보다 “무엇을 대신 책임지고 있느냐”가 커리어다.

 

AI는 더 똑똑해질 거고, 도구는 더 쉬워질 거고, 직무 이름은 더 빠르게 바뀔 거야.

근데 그 와중에도 안 없어지는 역할은 하나야. 결정을 미루지 않는 사람.

아마 앞으로는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보다 이 구분이 더 중요해질 거야.

  • 결정하는 사람
  • 결정된 걸 수행하는 사람

그리고 지금, 결정하지 않던 사람들의 자리가 제일 먼저 흔들리고 있어. 
겁주려고가 아니라, 질문을 바꾸자고. “내 직무 괜찮을까?” 말고

“나는 지금 어떤 판단을 맡고 있지?”

 

이 질문부터 시작해야 할 타이밍이야.

질문은 어려운가? 이렇게 생각해봐~ ㅋㅋㅋㅋ  AI는 “어떻게 할지”는 미친 듯이 잘해. 근데 “이걸 해야 하나?”는 아직 못 해.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