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IFE

로봇판 GPT를 만들겠다는 사람들

피지컬 인텔리전스(Physical Intelligence)를 한 줄로 요약하면 이거야. “로봇에도 GPT 같은 두뇌를 하나 만들어서, 어디든 꽂아 쓰게 하겠다.” 듣기엔 멋있는데, 이 말은 곧 돈도 많이 들고 시간도 오래 걸리고 성공 확률도 낮다는 뜻이야.

근데 이 팀은 그걸 다 알면서도 정면 돌파 중이야. 실리콘밸리에서 요즘 제일 시끄러운 로봇 회사 중 하나지.

 

[Source: ChatGPT 생성]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수상한 로봇 공방

이 회사 사무실이 재밌어.
간판도 거의 없고, 로고도 없고, 딱 보면 그냥 허름한 공방 같아. 문에 파이(π) 기호 하나 붙어 있고, 안으로 들어가면:

  • 로비 없음
  • 쇼룸 없음
  • 콘크리트 박스 같은 공간에 테이블과 로봇 팔만 잔뜩

한쪽 테이블엔 쿠키, 소스, 베지마이트 같은 잡다한 것들이 있고 다른 쪽엔 모니터, 케이블, 로봇 부품이 엉켜 있어. 여기서 로봇들이 뭐 하냐면, 바지 개기, 티셔츠 뒤집기, 호박 미친 듯이 깎기???? 사람이 보면 “이게 뭐야…” 싶은 장면이 계속 벌어져.

근데 UC버클리 교수이자 공동창업자인 서지 레빈은 이걸 이렇게 말해. “이게 로봇 버전의 ChatGPT다.”

 

[Source: https://www.pi.website/blog/olympics 캡쳐]

 

데이터 → 모델 → 다시 로봇, 무한 루프

구조는 꽤 명확해.

  1. 로봇이 실제 공간에서 이것저것 해본다
  2. 그 과정에서 모션, 실패, 성공 데이터를 전부 모은다
  3. 그걸로 범용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을 학습한다
  4. 새 모델을 다시 로봇에 꽂아서 검증한다
  5. 다시 데이터 수집

이 루프를 공방, 창고, 집, 주방 같은 다양한 공간에서 계속 돌린다. 말 그대로 “로봇을 위한 GPT 학습 루프”야.

 

좋은 뇌가 구린 몸을 이긴다는 철학

여기서 더 재밌는 포인트. 이 회사 로봇 팔, 솔직히 비싸지도 않고 대단하지도 않아. 개당 3,500달러 수준이고, 직접 만들면 1,000달러 이하도 가능하다고 해. 예전 로봇 업계 기준으로 보면 “저런 팔로 뭘 하겠다고?” 싶은 수준이야.

근데 이 팀 철학은 딱 하나야. 하드웨어가 별로여도, 두뇌가 좋으면 된다. 그래서 화려한 로봇을 안 만든다.
대신 싸고 범용적인 팔에 “어떤 로봇이든 연결 가능한 두뇌”를 만드는 데 올인한다. 사무실에 있는 에스프레소 머신도 직원 복지가 아니야. 라떼 한 잔 뽑을 때마다 로봇 입장에선 전부 학습 데이터야.

사람은 카페인 충전, 회사는 데이터 충전 이 구조지.

 

스트라이프 출신 투자자의 인생 베팅

이 판을 주도하는 사람은 라키 그룸이라는 인물이야.

  • 스트라이프 초기 멤버
  • 피그마, 노션, 램프, 라티스 초기 투자자
  • 13살에 첫 창업, 9개월 만에 엑싯한 사람

원래는 풀타임 투자자로 살 생각이 없었대. 근데 “스트라이프 이후에 진짜로 인생 걸 회사 하나만 해보고 싶었다”고 해. 그러다 로봇 쪽을 보다가 서지 레빈, 첼시 핀, 카롤 하우스만 이 팀을 보고 확신이 왔다는 거지.
“아, 이거다.” 이 회사는 설립 2년 만에 누적 투자 10억 달러 이상 기업가치 약 56억 달러까지 갔어.

근데 웃긴 건, 투자자들한테 수익화 일정도 안 준다. “언제 돈 버냐”는 질문에 답을 안 해. 그걸 투자자들이 다 받아들였다는 게 더 놀라워.

 

돈은 어디에 쓰냐면, 전부 컴퓨트

현금은 거의 다 연산 비용으로 들어간다. 이 회사 마인드는 이거야. “이 문제에 쏟아부을 수 있는 돈에는 사실상 상한이 없다.”
“컴퓨트만 더 있으면 더 밀어붙일 수 있다.” 요즘 AI 회사 중에서도 가장 정직하게 ‘연산 = 진척’ 구조를 믿는 팀이야.

 

스킬드 AI와의 철학 싸움

물론 이 판에 혼자 있는 건 아니야. 피츠버그의 스킬드 AI는 정반대 전략을 쓴다.

  • 이미 상용화
  • 보안, 창고, 제조 현장에 투입
  • 몇 달 만에 수천만 달러 매출

스킬드는 말해. “인터넷 데이터로만 학습한 모델은 가짜다.” “진짜 로봇은 물리 시뮬레이션과 실전 데이터가 핵심이다.” 반대로 피지컬 인텔리전스는 이렇게 본다. “지금은 팔아먹는 게 아니라, 나중에 어디든 꽂을 수 있는 더 강한 두뇌를 만들어야 한다.”

  • 스킬드: 실전 투입 → 데이터 → 개선
  • 피지컬 인텔리전스: 기초 연구 → 범용 두뇌 → 나중에 이식

누가 맞는지는 아직 몰라. 몇 년 뒤에 결과가 갈릴 거야.

 

어떤 몸체든, 어떤 작업이든

이 회사의 핵심 키워드는 딱 하나야. “크로스 임바디먼트” 내일 전혀 새로운 로봇 팔이 나와도, 지금까지 배운 스킬을 그대로 옮겨 심을 수 있게 만들겠다는 거야. 즉, 로봇마다 회사마다 현장마다 데이터를 처음부터 다시 모으지 않게 하겠다는 전략이지.

그래서 지금도 물류, 그로서리, 제조 현장에서 소수의 파트너랑 실제 테스트를 돌리고 있어. 하나씩 자동화 가능한 태스크에 체크를 쳐 나가는 방식이야.

 

이 회사가 진짜 재밌는 이유

1. 문제 정의가 다르다

집안일 로봇이 아니라 모든 로봇에 꽂을 공통 두뇌를 만든다.

2. 타이밍을 잘 잡았다

예전엔 상상도 못 하던 “싼 하드웨어 + 좋은 두뇌” 조합이 지금은 실험 가능한 시대가 됐다.

3. 투자 구조가 특이하다

수익화 일정 없음, 장기 연구 OK 사실상 민간 자본으로 돌리는 연구소다.

4. 조직도 작게 간다

직원 80명 내외 - 연구자가 필요하면 바로 환경을 맞춰주는 구조

5. 리스크를 안고 간다

이게 진짜 사람들이 원하는 미래인지 아직 아무도 모른다. 그래도 “지금 아니면 안 된다”고 믿고 질러버린다.

 

만약 이 베팅이 맞으면

이 팀이 성공하면 로봇 시장은 이렇게 바뀔 수도 있어.

  • 하드웨어 회사는 각자 로봇을 만든다
  • 공통 두뇌를 꽂는다
  • 기본 조작 능력은 표준화된다

안드로이드나 iOS보다 한 단계 위에 있는 “물리 행동 OS” 같은 게 등장하는 느낌이야. 반대로, 스킬드처럼 먼저 현장을 장악한 팀이 데이터 플라이휠을 더 빨리 돌리면 이 전략은 늦어질 수도 있어. 근데 하나는 확실해.

앞으로 5~10년, 로봇 인텔리전스는 AI 파운데이션 모델 전쟁의 다음 전장이 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