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움이라는 감정, 언제부터 이렇게 희귀한 감정이 돼버린 걸까?
요즘 뉴스를 보면 ‘부끄러움’이라는 말이 아예 사라진 언어처럼 느껴져.
내란 사태 이후 이어진 탄핵 정국에서 벌어지는 광경들을 보면 그 감각의 부재가 더 뚜렷해.
박완서가 본 ‘잃어버린 부끄러움’
박완서의 소설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1974)는 1970년대 한국 사회의 민낯을 파헤치는 작품이야. 전쟁과 가난, 그리고 폭발적인 산업화 속에서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 부끄러움이라는 감정을 애써 눌러왔지. 소설 속 주인공이 일본인 관광객의 “소매치기를 조심하라”는 말을 듣고 잊고 있던 ‘부끄러움’을 되찾는 장면은 지금 봐도 묵직한 울림이 있어.
결국 그녀는 이렇게 외치지.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속물적인 가치관이 지배하는 세상에 대한 통렬한 반성이었어.
지금의 우리 사회를 보면서, 그 깃발이 다시 필요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니까.
윤석열의 구치소 속옷 작전
그리고 2025년 8월 1일. 우리는 또 한 번 기막힌 장면을 목격했어.
김건희 특검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을 집행하러 서울구치소에 갔는데,
윤 전 대통령이 속옷만 입고 바닥에 드러누워 체포를 거부한 거야.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말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평소 옷을 제대로 입고 있다가 특검이 집행을 시도하자 일부러 옷을 벗고 드러누웠고, 특검이 나가자 다시 옷을 입었다고 해. 그냥 즉흥적인 행동이 아니라 계산된 ‘속옷 작전’이었던 거지.
솔직히 말해서 웃음이 나오면서도 씁쓸했어.
전직 대통령이 구치소에서 속옷 차림으로 드러눕는 장면이라니… 이게 현실이라니 말 다 했지.
부끄러움의 역설
이 장면이 박완서 소설과 묘하게 겹치는 이유는 뭘까? 소설 속 사람들은 정말 부끄러워해야 할 일에 부끄러워하지 않았어.
돈과 권력만이 유일한 가치처럼 보였고, 부끄러움은 삶에서 사라져버린 감정이었지.
그런데 윤석열은 반대로 정말 부끄러운 상황에서 더 부끄러운 행동을 골라서 한 셈이야.
내란 혐의와 수십 건의 비리 의혹으로 수사받는 전직 대통령이 체포를 피하려고 속옷 퍼포먼스를 벌였다니,
이보다 더 아이러니한 일이 있을까?
맹자와 사마천이 말한 부끄러움
맹자는 ‘수오지심(羞惡之心)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다’라고 했어.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야말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근본적인 감정이라는 거지.
하지만 지금 권력자들을 보면 그 감정은 이미 사라진 것 같아.
사마천의 『사기』에도 이런 장면이 나와. 한비자와 이사가 권력 앞에서 부끄러움 없이 무릎 꿇는 모습 말이야.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현실과 그렇게 다르지 않아. 역사는 반복된다고 하지만, 이렇게 노골적이고 우스꽝스럽게 반복될 줄은 몰랐지.
부끄러움의 집단 실종
문제는 이게 한 사람의 문제만이 아니라는 거야. 권력을 가진 자들뿐만 아니라
이를 묵인하는 사회 전체가 이미 부끄러움의 감각을 잃어버린 듯해.
언론도, 정치권도, 일부 국민들조차 이 모든 걸 하나의 ‘쇼’로 소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무서워.
내란 사태, 수십 가지의 비리 의혹, 그리고 속옷 작전까지… 이 모든 게 도덕적 붕괴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어.
이건 단순한 개인의 추락이 아니라 집단적인 ‘부끄러움 실종’의 증거야.
우리에게 필요한 ‘부끄러움 회복 작전’
박완서가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라고 외친 지 벌써 50년이 지났어.
그런데도 그 깃발은 여전히 필요해. 가난이나 실패가 아니라, 국민을 기만하고 권력을 남용하는 걸 부끄러워해야 한다는 메시지 말이야.
이제 그 깃발을 학원가가 아니라 국회와 용산(청와대) 앞에 세워야 할 때야.
진짜 필요한 건 ‘속옷 작전’이 아니라 ‘부끄러움 회복 작전’이니까. 그래야 우리 사회가 다시 최소한의 도덕성을 되찾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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