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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또다시 추억팔이? 그냥 든 생각

80년대 가요의 황금기를 다시 소환한 MBC '놀면뭐하니'의 '80's 서울가요제'를 보면서 솔직히 복잡한 감정이 들더라.

유재석이랑 하하가 PD와 작가로 변신해 연출하는 무대는 확실히 귀를 사로잡았어.

들국화의 '그것만이 내 세상', 제3한강교의 '단발머리', 윤도현의 폭발적인 '바람 바람 바람'까지… 향수를 자극하는 무대는 완벽했지.

그런데 이게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느낌이 드는 건 나만일까?

 

슈가맨의 그림자

솔직히 이 포맷은 JTBC '슈가맨'이랑 겹쳐 보여. 2015년부터 2020년까지 3시즌 동안 '슈가맨'은 대한민국을 추억 속으로 빠뜨렸잖아.

미스터 투의 '하얀겨울', 구본승의 '너 하나만을 위해', 리치의 '사랑해 이 말밖엔…' 같은 곡들이 새롭게 재탄생했던 그 순간들 말이야.

유재석도 그때 진행자였으니 이번 가요제를 보면서 데자뷰(?)가 올 수밖에 없지.

결국 이번 80's 서울가요제는 마치 슈가맨의 스핀오프 같아.

물론 재미있고 반가운 무대가 많았지만, “새로움”이라는 키워드는 아직까지 찾기 힘들었어.

 

놀면뭐하니의 익숙한 음악 레시피

'놀면뭐하니'가 음악 프로젝트에 강한 건 인정해야 해. ㅋㅋ 정말 잘하는 것 같아 :) 

유재석이

'유산슬'로 트로트 열풍을 불러오고,

환불원정대가 무대를 장악하고,

MSG워너비와 WSG워너비가 음원차트를 휩쓴 것도 사실이잖아. 특히 MSG워너비의 '바라만 본다'는 정말 전국민이 따라 불렀지.

하지만 문제는 방향이 거의 비슷하다는 거야.

트로트 소환, 90년대 가요 소환, 도토리 감성 소환… 시청자 입장에서 이제는 다음에 뭘 할지 대충 예상 가능해.

놀면뭐하니의 음악적 실험정신이 점점 과거 회귀형 포맷에 갇히고 있다는 게 아쉽더라.

 

왜 이렇게 식상해졌을까?

  1. 중복된 공식 – 슈가맨에서 이미 다뤘던 추억 소환 공식을 재활용한다는 점.
  2. 시대적 한계 – K팝이 글로벌에서 인정받는 이 시점에 여전히 80~2,000년대 음악만 붙잡고 있다는 점.
  3. 예상 가능한 전개 – 블라인드 오디션, 정체 공개, 추억의 무대… 시청자들이 이미 패턴을 다 외워버린 수준.

이 세 가지가 맞물리면서 프로그램이 점점 과거에 머무는 인상을 준다.

물론 향수를 자극하는 힘은 여전히 강력하지만, 미래지향적인 시도가 부족하다는 게 핵심이지.

 

그래도 빛났던 순간들

이런 비판에도 불구하고, 이번 가요제가 완전히 의미 없던 건 아니야. 시청률 4.2%를 기록하고 토요일 예능 1위를 차지한 것도 사실이니까. '제3한강교'의 감미로운 보컬, '굴렁쇠 소년'의 안정적인 무대, 윤도현의 폭발적인 에너지는 확실히 눈과 귀를 사로잡았어.

세대 간 음악적 대화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가치는 분명 있었지.

특히 요즘 MZ세대들이 80년대 음악을 새롭게 해석하고 즐기는 걸 보면,

이런 프로그램이 세대 간 다리를 놓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야. 하지만 그 다리가 언제까지 과거로만 이어질 순 없잖아?

 

지금, 2025년에 필요한 건

향수는 잠깐의 즐거움이고, 혁신은 긴 여운을 남기는 것 같아.

이제는 '놀면뭐하니'가 과거를 재현하는 걸 넘어 2025년의 음악 역사를 새롭게 써줬으면 한다.

추억은 좋지만, 새로운 전설은 지금부터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결국 우리가 기대하는 건 과거의 재현이 아니라, 앞으로의 음악을 열어가는 열쇠가 되는 프로그램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