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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움직이지 않는 자가 판을 뒤집는 순간 "사마의"

삼국지를 보면 대부분의 인물들이 “뭐라도 하려고” 몸부림치잖아? 하지만 사마의는 정반대였어.
이 사람은 “가만히 있음으로써” 이긴 사람이야.
그리고 나는 솔직히… 이 방식이 무섭도록 현실적이라고 생각해.

 

출발은 늦었지만, 도착은 누구보다 빨랐다

사마의는 201년에 관직 추천을 받았지만 바로 조조 밑으로 들어가진 않았어.
이유는 간단해. 한나라가 곧 무너질 걸 알았기 때문이지. 이미 조조가 왕좌에 가까웠고, 그때 섣불리 움직였다가 의심만 샀을 거야.

정사 기록을 보면 흔히 말하는 “조조에게 박대받았다” 같은 요소가 사실 거의 없어.
오히려 사마의가 의도적으로 존재감을 줄이며 조조의 의심 레이더를 피한 쪽에 가까워.

출사 후 12년 동안 조용히 지낸 것도 다 같은 맥락이고, 조조는 죽기 전에 아들 조비에게 “사마의 같은 사람은 조심하라”고 특별히 말해둬. 이게 포인트야. 보통의 천재는 튀는데, 사마의는 ‘튀지 않는 천재’였다는 거.

 

제갈량 vs 사마의: 전투보다 무서운 건 ‘기다림’

제갈량이 북벌을 시작하면서 둘의 대결은 본격화돼. 여기서 사람들이 자꾸 망각하는 사실이 하나 있어

첫 맞대결은 제갈량이 이겼다.

 

정사 기록이 말해주는 사실이야. 사마의는 유인 전술을 쓰다가 제갈량에게 제대로 당했고, 부하 3천 명이 전사했어.
전술적으로는 완패였다. 근데 이게 진짜 흥미로운 지점이야. 사마의는 이 패배 이후 기묘한 결정을 내려.

싸우지 않겠다.

 

군은 굶어죽을 수 있어도, 참을성은 죽지 않거든.
제갈량은 보급이 부족했고 결국 철군해야 했고, 사마의는 후퇴하는 군을 추격해 점수만 챙겼지.

나는 이 장면에서 사마의의 본질이 드러난다고 봐. 이 사람은 “이기기 위한 싸움”이 아니라 “이길 때만 싸우는 사람”이었어.

 

진짜 전장은 군대가 아니라 ‘권력’이었다

사마의를 전쟁 영웅으로만 기억하면 반쪽짜리야. 이 사람의 본업은 정치 엔지니어링이야.

위명제 조예가 죽기 직전, 어린 황제 조방을 맡길 탁고자로 조상과 사마의를 같이 지정했어.
그런데 조상은 군권을 독점하고 사마의를 사실상 무력화시키려 했지. 많은 기록을 보면 이 시기 사마의가 ‘늙었다’, ‘병들었다’, ‘거동이 불편하다’는 소문을 흘렸다고 해. 그런데 그게 다 정치적 기만이었는지 실제 병이 있었는지는 분명치 않아.

정황상 80%는 연기??가 아니였을까? 사마의는 필요할 때만 힘을 드러낸다는 걸 우리가 계속 보고 있으니까.

그 사이 사마사는 비밀리에 3,000명의 정예병을 길렀고, 사마의의 사병 조직도 정비됐어.
겉으론 밀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으론 발톱을 갈고 있던 거야.

 

249년, 고평릉 사변 - 조조 가문을 박살낸 단 하루

드디어 그날이 왔어.

조상이 황제를 데리고 고평릉에 참배 나간 사이, 사마의는 천하의 판을 뒤집는 쿠데타를 실행했지...

  1. 사마사의 3,000 정예가 낙양의 요충지를 점령
  2. 사마부가 상서령 소속 가병 1,000명으로 궁의 통제
  3. 사마소가 황태후 쪽을 장악
  4. 사마의 본인은 ‘조상의 전횡’을 황태후에게 보고해 조서 확보

조상은 돌아오기도 전에 이미 전부 털렸어. 황태후의 조서를 근거로 조상과 그 일가는 전부 처형.
그와 함께 연루자 5천 명이 숙청됐지.여기서 나는 정말 전율이 느껴진다. 잘 보면 이 쿠데타는 실패 가능성이 엄청 컸어.

  • 환관 하나만 입을 잘못 놀렸어도 실패
  • 조상이 귀환 타이밍만 빨랐어도 실패
  • 황태후가 동의 안 했어도 실패

그런데 그 모든 불확실성을 사마의는 이미 계산하고 있던 것처럼 움직였어.
정말 말 그대로, 판 전체를 일거에 장악하는 한 방.

 

“빛을 감추고, 어둠 속에서 세를 키운다”

정사에서 사마의를 표현할 때 자주 나오는 말이 있어.

  • 도광양회(韜光養晦): 빛을 감추고 때를 기다린다
  • 기봉대수(棋逢對手): 바둑의 고수가 진정한 상대를 만났다

이 두 문장으로 딱 정리돼. 

제갈량이 빛을 드러내며 뛰어난 전략을 펼친 ‘공개된 천재’라면, 사마의는 그늘에서 움직이는 천재였던 거야.

 

최후에 웃는 건 사마의 같은 타입 

나는 사마의를 보면서 현실 사회의 권력 구조가 자꾸 떠오른다. 누구나 제갈량이 되고 싶어 하지.
똑똑하고, 정의롭고, 화려하게 싸우고, 모두에게 칭송받고. 근데 역사를 보면, 최후에 웃는 건 사마의 같은 타입이야.

  • 약해 보일 때는 더 약해지고
  • 지는 듯 보일 때는 더 눕고
  • 잡을 수 있을 때만 확실히 치고
  • 기회가 없으면 끝까지 기다리고
  • 그리고 결정적인 날 한 번에 끝낸다

그게 진짜 전략가야. 사마의는 제갈량을 전장에서 이긴 적은 없지만, 시간이라는 더 큰 보드판에서는 이겼다.

결과적으로 위나라를 멸망시키고 진(晉)을 세운 사람은 조씨도, 제갈씨도 아니라
사마의의 손자 사마염이었으니까.

 

사마의는 ‘조용한 승부사’야.

삼국지에서 누가 뭘 하든 결국 마지막 왕좌에는 사마의 가문이 앉았어.

그걸 보면 이런 생각이 들어:

세상은 큰 칼을 휘두르는 사람보다,
칼집을 들고 끝까지 기다리는 사람에게 더 열리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