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베네수엘라를 둘러싼 전쟁 뉴스를 보다 보면, 솔직히 낯설기보다는 익숙하다는 느낌이 먼저 들어.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그럴듯한 명분이 앞에 서 있고, 그 뒤에는 석유와 패권, 그리고 미국 국내 정치 계산까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보여. 전형적인 21세기식 개입전쟁의 구조야.
마두로가 미군 작전으로 체포되고 정권이 붕괴되자, 언론에서는 베네수엘라가 하루아침에 ‘새로운 시대’를 맞았다고 말해. 하지만 현지 분위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해방의 설렘보다는 혼란과 불안이 훨씬 더 커 보여. 도시는 한산해지고, 사람들은 집 안에 머물며 식량과 약부터 챙기고 있어. 거리 인터뷰에서는 “이제 우리 운명을 우리가 결정하는 게 맞는 거냐, 아니면 미국이 대신 정해주는 거냐”라는 질문이 반복적으로 튀어나와.
겉으로 보면 독재 축출이라는 분명한 사건이지만, 구조적으로 보면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관리자나 후견인처럼 들어오는 형태에 더 가까워 보여. 국가의 주인이 바뀐 게 아니라, 국가를 관리하는 손이 바뀐 느낌에 가깝다고 할까.

명분의 언어와 이해관계의 언어
이번 베네수엘라 전쟁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비교 대상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야. 러시아도 처음엔 안보를 명분으로 내세웠지. 나토 확장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했으니까.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드러난 건 제국적 영향력 회복 욕망, 에너지와 곡물 통제, 그리고 국내 정치 결속을 위한 전쟁 동원이라는 현실적인 계산이었어.
미국의 베네수엘라 개입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여.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말은 앞에 서 있지만, 그 이면에서는 여러 층위의 이해관계가 동시에 작동하는 느낌이야.
- 중국과 러시아가 파고든 서반구에서 영향력을 다시 회수하려는 전략적 계산
- 세계 최대 수준의 원유 매장량을 다시 서방 블록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에너지 이해관계
- 국내 정치적으로 ‘강한 미국’을 보여주려는 상징적 전쟁 효과
이렇게 놓고 보면, 이번 사태는 선과 악의 대결이라기보다는 강대국의 이해관계가 약한 나라 위에서 충돌한 결과에 더 가깝다고 느껴져.
대만, 그리고 다음 무대는 어디인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베네수엘라 사태를 지나면 시선은 자연스럽게 대만으로 옮겨가게 돼.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이 계속해서 언급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어. 하나의 지역 문제가 아니라, 2020년대 국제질서 전체를 관통하는 패턴으로 읽히기 때문이야.
다만 현재 분위기를 보면, 중국이 당장 전면 상륙전을 벌일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여. 비용과 리스크가 너무 커. 설령 군사적으로 일정 부분 성공한다고 해도, 미국과 일본, 호주까지 얽힌 동맹 구조를 상대해야 하고, 장기적인 제재와 고립도 감수해야 하니까.
그래서 현실적인 시나리오는 전면 침공보다는 압박과 봉쇄, 사이버 공격, 정보전 같은 회색지대 전술이야. 총성이 울리지는 않지만, 상대를 서서히 지치게 만들고 선택지를 줄여가는 방식이지. 전쟁의 형태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느낌도 강해.
일본의 대만 지원 발언을 곱씹어보면
일본이 대만을 돕겠다고 말할 때, 그걸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을 것 같아. 일본이 독자적으로 전쟁을 치르겠다는 의미라기보다는, 미국 중심의 동맹 구조 안으로 더 깊숙이 들어가겠다는 선언에 가까워 보여.
쉽게 풀면 이런 메시지야. “우리가 이 정도까지 전면에 나설 테니, 미국도 동아시아 방어에서 발 빼지 마라.”
중국 입장에서는 대만 문제가 더 이상 미중 간의 양자 문제로 끝나지 않고, 미일 패키지와 충돌하는 사안이라는 신호로 읽힐 수 있어. 이 자체가 일종의 억제 효과를 노린 외교적 발언이기도 하고.
베네수엘라와 미국, 석유로 쌓인 악연
베네수엘라를 이해하려면 석유를 빼놓고 이야기하기가 거의 불가능해. 이 나라는 오래전에 석유 산업을 국유화하면서 미국 메이저 석유회사들과 본격적으로 등을 졌고, 차베스 이후에는 반미와 자주 노선을 더 노골적으로 밀어붙였어.
미국은 제재로 응수했고, 그 과정에서 베네수엘라는 점점 중국과 러시아 쪽으로 기울게 됐지. 금융 제재와 수출 통제가 반복되면서 경제는 더 망가졌고, 최근에는 베네수엘라산 석유를 실어 나르는 제3국 유조선까지 제재 대상이 되면서 사실상 숨통을 조이는 단계까지 왔어.
이런 역사 위에 이번 군사 개입이 올라가 있는 걸 보면, 이 전쟁을 순수한 가치 전쟁으로만 설명하기는 꽤 어려워 보여.
결국 이 전쟁이 말해주는 것
이번 베네수엘라 전쟁을 요약하면 이 정도인 것 같아.
겉으로는 민주주의 회복이지만, 실제로는 통제 불가능해진 지역을 다시 관리 가능한 영역으로 끌어들이려는 강대국의 개입.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안보와 제국, 에너지가 뒤섞인 전쟁이었다면, 미국의 베네수엘라 개입도 민주주의와 패권, 석유가 겹친 전쟁이라고 볼 수 있어. 그리고 이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서 계속 머릿속에 맴도는 생각은 하나야.
작은 나라에게 국제질서는 절대 공정하지 않다는 것.
명분은 강대국이 만들고, 그 명분의 결과는 약한 나라의 시민들이 감당해. 체제 변화의 혼란, 경제 붕괴, 일상의 불안은 항상 아래로 떨어지지. 그래서 결국 우리나라 같은 중견국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분명해 보여. 누가 더 정의로운지를 외치기 전에, 스스로를 지킬 수 있을 만큼의 국력을 갖추는 것. 외교든 안보든 산업이든 기술이든, 남의 판단에 운명을 맡기지 않을 힘. 베네수엘라를 둘러싼 이 뉴스는 그 현실을 꽤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
'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스마트폰 이후를 노리는 VC들 (0) | 2026.01.06 |
|---|---|
| 애플워치 SE 3, 이 정도면 가성비 끝판왕 아냐? (0) | 2026.01.05 |
| 릭 앤 모티, 나이 들어도 계속 중독되는 이유 (0) | 2026.01.03 |
| 흑역사 지메일 아이디에서 드디어 탈출할 수 있을까 (0) | 2026.01.02 |
| 쿠팡은 대한민국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0) | 2025.12.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