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계엄령이 뭐야?”
24년 12월 집에서 뉴스를 보던 중 아이가 이렇게 물었다. 그 질문 하나로 상황이 얼마나 비정상적인지 단번에 실감했다. 교과서와 역사책 속 단어가, 아이가 지금 이해해야 할 현실이 되어버린 순간이었다.
2026년 1월,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을 받는 윤석열에게 특검이 사형을 구형했다는 소식은 단순한 법조 뉴스 차원을 넘어선다. 개인적으로 보면 이 사태는 특정 인물의 몰락 이전에, 국가 최고 권력자의 자질 부족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이라고 느꼈다.
24년 12월, 대한민국이 멈춘 순간
24년 12월을 떠올리면 아직도 감정이 가볍지 않다. 뉴스를 보는 매 순간 불안했고, 주변 사람들 모두가 같은 질문을 던졌다. 이 나라 시스템이 정말로 멈출 수도 있겠다는 공포, 그 공포가 일상이 되던 시기였다. 정치 성향과 무관하게 많은 국민이 패닉에 가까운 심리를 경험했다. 주변 사람들 모두가 같은 질문을 던졌다. 이 나라가 정말로 안전한가, 내일은 어떤 뉴스로 하루를 시작하게 될 것인가.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단순한 행정 책임자가 아니라, 국가 전체 안정성을 상징한다는 사실을 그때 처음 실감했다. 판단 하나, 발언 하나가 금융시장, 외교, 안보, 시민 일상까지 연쇄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그 겨울에 모두가 체감했다.
사형 구형이 던지는 무게
특검이 사형을 구형했다는 사실 자체보다 더 무거운 지점은, 국가가 이 사안을 헌정 질서 파괴로 규정했다는 선언이다.
실제 집행 여부와 별개로, 이는 권력 남용과 내란 시도를 최상위 중범죄로 본다는 명확한 신호다.
사형이라는 극단적 형벌이 다시 거론되는 상황까지 왔다는 점은, 사건의 중대성만큼이나 우리 제도적 안전망이 어디까지 무너졌는지 되묻게 만든다. 개인적으로는 이 지점에서 분노보다 허탈감이 더 컸다. 여기까지 오지 않도록 막아야 했던 단계가 분명히 있었기 때문이다.
반성 없는 정치가 더 위험하다
사건 이후에도 가장 이해되지 않는 지점은, 여전히 반성을 거부하는 정치 세력의 태도다.
특히 국민의힘과 일부 지지 세력은 이 사태를 헌정 질서 붕괴가 아닌 정치적 논란 정도로 축소하려는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권력자의 판단 실패로 국민이 공포와 혼란을 겪었는데도, 사과보다 변명부터 나오는 장면을 보며 이런 질문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과연 이들은 어느 나라 국민인가.
국민에게 필요한 것은 진영 논리가 아니라 책임 의식이다.
최소한의 반성과 재발 방지 의지조차 없다면, 같은 유형의 위기는 언제든 다시 반복될 수 있다.
다시는 반복되지 않게 하려면
24년 12월의 공포를 다시 겪지 않으려면 감정적 단죄만으로는 부족하다. 제도는 사람을 믿지 않는 방향으로 설계돼야 한다.
- 비상조치와 계엄 관련 권한을 구조적으로 분산시키고, 실시간 견제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
- 군과 정보기관이 정치적 판단의 도구로 흔들리지 않도록 문민 통제와 책임 라인을 더 명확히 해야 한다.
- 내란, 예비, 선동 단계에서부터 사법적 개입이 가능하도록 수사 독립성과 재판 속도를 보장해야 한다.
이 사건은 개인 처벌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 권력 구조 전체를 다시 점검하라는 경고다.
자질 부족이라는 더 근본적인 문제
개인적으로 가장 크게 남은 평가는 자질 문제다.
정책 실패나 정치적 노선 차이를 넘어, 국가 운영에 대한 기본 인식과 위기 대응 능력이 현저히 부족했다는 점이 반복적으로 드러났다.
국가 지도자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이념보다 안정성이다. 국민이 잠들 수 있게 만드는 힘, 시장과 외교 상대국이 예측 가능하다고 느끼게 하는 능력이다. 24년 12월은 그 기본이 무너질 때 어떤 혼란이 발생하는지 보여준 사례였다.
이 사건이 남겨야 할 결론
사형 구형 여부나 최종 형량보다 더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대한민국은 다음 위기에서 버틸 준비가 되어 있는가.
그 겨울을 지나온 국민이라면, 다시는 비슷한 공포를 겪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이 사건은 정치 뉴스로 소비되고 끝나면 안 된다. 권력 집중을 어떻게 풀 것인지, 지도자 검증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 실패한 권력을 어떻게 제도적으로 차단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로 이어져야 한다.
24년 12월의 공포는 개인의 기억으로만 남아서는 안 된다. 국가가 학습해야 할 교훈으로 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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